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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내전 개입해놓고…남수단, 美 비자 취소에 당혹
관리자 2025.04.0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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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내전 개입해놓고…남수단, 美 비자 취소에 당혹

송고2025-04-08 10:37

송고 2025년04월08일 10시37분

내전위기 남수단, 美 원조삭감에 비자취소까지 '설상가상'

남수단 정부군
남수단 정부군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아프리카 남수단 국적자들의 모든 비자를 취소한다고 발표하자 남수단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내전 위기에 직면한 남수단의 정치적·인도주의적 위기가 미국의 비자 취소 조치로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 5일 남수단인들의 비자를 취소하고 향후 남수단인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루비오 장관은 "모든 국가는 미국을 비롯해 타국이 자국민을 추방할 때 이들의 송환을 적시에 수용해야 한다"면서 "남수단 정부는 미국을 이용하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수단이 완전히 협력하게 되면 우리는 이번 조치를 재검토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남수단이 자국으로 송환된 남수단인들의 입국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비자 전면 취소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미국 비자를 소지한 남수단인 대부분은 학생이나, 남수단 또는 다른 아프리카국가 난민촌에 있는 가족을 부양하는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남수단인 중에는 농구 명문 듀크대에서 센터로 활약하는 카만 말루아치도 있다. 말루아치는 지난해 파리올림픽에 남수단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이번 조치는 앞서 이뤄진 미국의 원조 삭감과 함께 남수단의 정치 불안과 내전 위기를 더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남수단의 식량·보건·교육 등에 7억500만달러(1조원 상당)를 지원한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남수단에 대한 원조를 대부분 중단했다.

아프리카의 빈국인 남수단은 정적 관계인 대통령과 부통령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내전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살바 키르 대통령은 리크 마차르 부통령이 정부군과 충돌한 민병대를 지원했다면서 최근 그를 가택연금했고, 국제사회는 남수단이 내전으로 빠져들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하고 있다.

남수단은 수십 년간 이어진 내전 끝에 2011년 수단에서 분리 독립하며 태어난 신생국이다. 미국이 당시 내전에 개입해 남수단의 건국을 뒤에서 적극 지원했다.

남수단은 그러나 독립 후에도 키르 대통령이 속한 딘카족과 마차르가 속한 누에르족 간의 뿌리 깊은 갈등으로 유형 충돌이 벌어져 많은 인명피해와 피란민이 발생했다.

이번 비자 취소 조치는 외부의 지원이 매우 긴요한 시점에 남수단에서 미국이 어떻게 발을 빼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NYT는 지적했다.

국제 비영리단체 '국제위기그룹'의 남수단 분석가 다니엘 아케치는 "남수단에 엄청난 폭풍우가 형성되고 있다. 비자 금지 조치는 모든 일이 잘못될 수 있다는 남수단인들에게 우려를 더할 뿐"이라고 말했다.

yongla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04/08 10:37 송고 2025년04월08일 10시37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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