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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 법(Rwanda Bill)] 르완다, 영국에서 돈 받고 난민 수용하기로… 나라가 못살면 르완다처럼 된다
관리자 2024.05.29 102
[시사체크! 키워드 / 르완다 법(Rwanda Bill)] 르완다, 영국에서 돈 받고 난민 수용하기로… 나라가 못살면 르완다처럼 된다
이동연 기자 dyl96@chosun.com  입력 : 2024.05.27 23:00

    2024년 3월 26일 프랑스 북부 그하블린 해변 인근에서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으로 가려는 망명 신청자들이 고무보트에 올라타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4년 3월 26일 프랑스 북부 그하블린 해변 인근에서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으로 가려는 망명 신청자들이 고무보트에 올라타고 있다. /AFP 연합뉴스
4월 22일 영국 의회가 2년간의 찬반 논쟁 끝에 '르완다의 안전에 대한 법안'을 통과시켰어요. 의회를 통과한 법안은 영국 국왕의 승인을 거치면 정식으로 법이 시행되는데요. '르완다 법'이라고 불리는 이 법안은 영국에 불법적으로 들어오는 모든 난민을 영국에서 6500㎞ 떨어진 아프리카 국가 르완다로 보내자는 내용이에요. 영국은 이를 위해 르완다에 2억2000만 파운드(약 3815억 원)를 지급했고요. 영국은 왜 르완다를 택한 걸까요?
 1990~1994년 발발한 르완다 내전으로 100여 일 만에 최대 100만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수백만 명에 달하는 르완다인이 나라를 떠나는 모습. /teachwar
1990~1994년 발발한 르완다 내전으로 100여 일 만에 최대 100만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수백만 명에 달하는 르완다인이 나라를 떠나는 모습. /teachwar
100일 동안 80만 명 사망한 르완다 대학살… 
영국이 나라 재건 적극 도와

영국은 많은 국가의 난민들이 보트를 타고 바다를 건너 영국으로 오자 이 같은 법안을 냈어요. 실제 2018년 이후 이란과 시리아, 알바니아 등 중동 국가와 르완다 등 아프리카, 우크라이나 등에서 보트를 타고 영국에 온 망명자만 12만여 명에 달했죠.

르완다는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은 적이 없음에도 현재 영연방(英聯邦)에 속해 있어요. 영연방에 속한 대부분의 나라는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은 적이 있는 국가로,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국가 등 54국이 포함돼 있답니다. 르완다가 자발적으로 영연방에 가입한 것은 1990년에 일어난 르완다 내전 때문인데요. 르완다 국민 85%를 차지했던 후투족이 상대적으로 적었던(15%) 투치족을 나라에서 소외시키자 1994년 4월 후투족 출신 쥐베날 하비아리마나 대통령 전용기가 피격을 당해요. 이후 투치족은 다른 부족(部族·같은 조상이나 언어를 가진 공동체 집단)과 연합해 이른바 르완다 대학살을 일으켰죠. 불과 100일이라는 시간 동안 80만 명이 넘는 이들이 사망하면서 르완다 대학살은 20세기 후반 인류사 최악의 비극으로 꼽혀요. 내전 이후 국가가 무너질 위기에 이르자 르완다는 영국으로부터 원조(援助)를 받으며 나라를 재건(再建·다시 일으켜 세움)할 수 있었답니다. 실제 영국은 1994년부터 10년간 르완다의 경제성장과 빈곤 퇴치를 위해 약 3억8000만 유로(약 5600억 원) 원조를 지원했고 지금도 르완다는 매해 영국에서만 6400만 파운드(약 1109억 원)에 달하는 원조를 받고 있어요.
비판과 반대 무릅쓰고 법안 통과시킨 영국… 
유럽 곳곳에서도 다른 나라로 난민 보낸다

영국이 내세운 합의에 따르면 불법 이민자들은 르완다에 마련된 수용소에서 난민 심사를 받고, 그곳에서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제3국에 망명 신청을 할 수 있어요.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관광 국가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르완다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나라로 꼽혀요. 이에 영국 정부는 안 쓰는 땅에 수용소를 만들어 르완다가 돈을 벌 수 있도록 돕겠다는 거예요. 하지만 영국의 이 같은 결정에 유엔(UN) 난민기구 대표는 영국이 전 세계에 위험한 선례를 만들었다고 지적했어요. 영국 내부에서도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온 이들에게 또다시 다른 나라로 보내는 것이 옳지 않다는 입장이고요.

"불법 이민의 유입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과 "인권 침해 위험이 높다"는 반대 입장이 거듭되는 가운데 자국으로 이주하려는 난민을 제3국으로 보내려는 움직임은 독일·이탈리아·오스트리아에서도 이어지고 있어요. 독일은 2023년 11월 망명자를 다른 나라로 보내자는 정책을 발표했어요. 독일이 언급한 나라들에는 르완다, 가나, 몰도바, 조지아가 있었고요. 같은 달 이탈리아는 본국으로 들어온 이민자의 망명 신청을 검토하는 동안 난민을 80㎞ 떨어진 알바니아의 구금 시설로 보내는 협정을 맺은 바 있어요. 오스트리아도 망명 신청자를 제3국으로 추방하되 망명 신청이 승인되면 오스트리아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답니다.
 [시사체크! 키워드 / 르완다 법(Rwanda Bill)] 르완다, 영국에서 돈 받고 난민 수용하기로… 나라가 못살면 르완다처럼 된다
영국과 르완다는 얼마나 떨어져 있나요?

영국은 4월 22일부터 보트를 타고 건너오는 불법 난민을 런던에서부터 르완다 수도 키갈리로 보내기로 했는데요. 두 지점의 거리는 약 6600㎞로 비행기를 타면 대략 8시간 40분이 걸린답니다.
 용어풀이 

난민(難民): 전쟁이나 재난 등의 이유로 다른 나라로 피란을 가는 사람.

영연방(Commonwealth of Nations): 영국과 과거 대영제국의 일부이던 국가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자메이카 등이 있다.

원조(援助): 경제 선진국이 후진국에 돈이나 교육·의료 등을 제공하는 것. 도움을 주는 나라를 공여국(供與國), 도움을 받는 나라를 수혜국(受惠國)이라고 한다. 한국전쟁 후 우리나라는 미국 등 국가로부터 원조를 받아 성장을 했고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됐다.
질문영국은 왜 영국으로 들어오는 난민을 르완다로 보내겠다고 하는지 르완다의 역사적 배경과 함께 정리해 보세요.
질문‘르완다 법’에 대해 국제사회와 영국 내에서는 이 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적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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