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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33)미국 닮은 국가 라이베리아도 '트럼프 관세'
관리자 2025.04.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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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33)미국 닮은 국가 라이베리아도 '트럼프 관세'

송고2025-04-11 07:00

송고 2025년04월11일 07시00분

라이베리아 국기
라이베리아 국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아프리카 국가들은 대부분 유럽의 식민 지배를 경험했는데 특이하게 미국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나라가 있다.

서아프리카 기니만 연안에 위치한 라이베리아는 '아프리카 속 아메리카'로 통하는 국가다.

일단 국기가 미국 성조기와 흡사하다.

라이베리아 국기는 빨간색과 흰색이 가로로 번갈아 가며 모두 11줄로 돼 있다.

빨간색과 흰색 줄무늬 13개가 그려진 성조기를 연상케 한다.

미국의 영향을 받은 라이베리아 지명도 있다.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는 미국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또 남동부에 있는 메릴랜드주는 미국 동부 대서양 연안의 메릴랜드주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라이베리아도 미국처럼 추수감사절을 기념일로 지정한다.

라이베리아는 공용어가 영어이고 인구 대다수(85%)의 종교가 기독교라는 점도 미국과 닮았다.

여러 공통점을 이해하려면 미국계 해방 노예들이 19세기 라이베리아를 세운 역사를 살펴봐야 한다.

미국 연방정부는 1808년 대서양을 통한 노예 수입을 금지했다. 1817년 미국에서는 노예 신분에서 해방된 흑인들을 아프리카로 돌려보내기 위한 정치단체 미국식민협회(ACS)가 설립됐다.

당시 미국 북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흑인들의 값싼 노동력 때문에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ACS는 1820년대 초반부터 흑인들을 아프리카 서부로 이주시키기 시작했다.

아프리카로 다시 돌아온 흑인들은 1847년 아프리카 최초의 공화국인 라이베리아를 선포했다.

국가명은 자유를 뜻하는 영문(Liberty)에서 따왔고 성조기를 토대로 국기를 만들었다.

라이베리아의 고무나무
라이베리아의 고무나무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라이베리아는 미국 지원으로 건립된 만큼 양국 외교관계는 역사적으로 끈끈하다.

미국은 1900년대 초반부터 라이베리아에서 천연고무 생산에 투자했다. 이런 고무로 만들어진 타이어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발전에 기여했다.

또 미국은 냉전 시기 라이베리아를 아프리카 내 공산주의 확대를 억제하는 거점으로 삼았다.

2차 세계대전 중인 1940년대에는 아프리카 대륙 내 공산주의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라이베리아에 대규모 군 비행장을 건설했다.

현재 라이베리아는 미국에 고무, 팜유 등을 수출하면서 경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친밀한 라이베리아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을 피하지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초 관세 및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인해 미국 기업이 받는 차별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무역 상대국들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올렸는데 라이베리아에도 기본관세 10%가 적용됐다.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라이베리아가 누렸던 관세 혜택이 사실상 무효가 된 것이다. 나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교역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했으나 10%의 기본관세는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noja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04/11 07:00 송고 2025년04월11일 07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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