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는 80개 이상의 다양한 민족과 전통이 공존하는 다채로운 문화를 지닌 나라이다. 각 민족은 고유한 생활 방식과 신념을 반영한 독특한 예술과 문화를 발전시켜 왔으며, 그중에서도 전통 의상은 각 민족의 정체성을 가장 아름답게 나타내는 요소 중 하나로 손꼽힌다.

각 민족은 자신들만의 전통 의상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주로 여성들이 직접 짠 면직물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이후 숙련된 직조공인 ‘셰마네(Shemane)’들이 이를 정교하게 손으로 짜서 완성한다.

계절, 기후, 행사, 심지어 종교에 따라서도 그 디자인과 재질이 달라지며, 각 의상에는 그 민족만의 고유한 색감과 패턴이 담겨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전통 의상은 바로 ‘하베샤 케미스(Habesha Kemis)’이다. 하베샤 케미스는 주로 흰색이나 회색 면직물로 만들어지며,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드레스 형태를 띠고 있다.

드레스의 밑단과 가운데에는 정교한 자수가 장식되어 있으며, 각 지역에 따라 자수의 디자인과 색상이 다르게 표현된다. 여기에 어깨와 팔을 감싸거나 허리에 두르는 스카프 같은 장식이 함께 어우러지며 더욱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전통적인 머리 스타일인 ‘슈루바(Shuruba)’와 금, 은, 청동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액세서리를 함께 착용하면 더욱 아름다운 전통미를 강조할 수 있다.

하베샤 케미스는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 의상이지만, 오늘날에도 에티오피아 여성들에게 자부심과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명절이나 결혼식, 특별한 행사에서는 많은 여성이 하베샤 케미스를 선택하며, 최근에는 패션 산업이 성장하면서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디자인도 등장했다. 이에 따라 하베샤 케미스는 현대적인 캐주얼 스타일과도 조화를 이루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전통 의상은 민족의 정체성과 문화를 담아내는 예술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아름다움과 가치를 지닌 하베샤 케미스는 앞으로도 에티오피아 여성들에게 자긍심과 전통의 의미를 되새겨 줄 것이다.